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전세보증보험입니다. 집주인이 계약이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주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무 집이나 가입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증금이 집값에 비해 너무 높거나, 등기부에 문제가 있으면 가입이 거절됩니다. 이사까지 마친 뒤에 거절 통보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장 많이 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가입 조건, 보증료 계산법과 보증금별 표, 신청 방법, 거절 사유, HF·SGI 상품 비교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세보증보험(HUG 반환보증), 한 줄로 정리하면
흔히 전세보증보험이라고 부르지만, HUG 상품의 정식 이름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입니다. 전세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HUG가 먼저 세입자에게 지급합니다. 그다음 HUG가 집주인에게 돈을 받아 내는 구조입니다.
세입자는 보증료만 내면 됩니다. 집주인 동의는 필요 없습니다. 개인뿐 아니라 법인과 외국인 임차인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2.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 5가지
HUG 공식 안내 기준으로 가입 조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증금 한도: 수도권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 5억원 이하
- 보증한도: 주택가격 × 90% − 선순위채권(근저당 등)
- 대항력: 실제로 거주하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을 것
- 계약서: 계약기간 1년 이상, 공인중개사를 통해 체결한 계약서
- 주택 유형: 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
월세가 섞인 반전세는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해 한도를 따집니다. HUG는 2026년 7월 1일 이후 신청분부터 전월세전환율 6.5%를 적용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갱신 계약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처음 계약을 공인중개사를 통해 했다면, 갱신 계약서는 중개사 없이 써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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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시가격 126% 룰, 내 집은 얼마까지 될까
가입 여부는 결국 '주택가격'을 얼마로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KB시세나 한국부동산원 시세를 먼저 씁니다. 시세가 없으면 공시가격의 140%를 적용합니다.
연립·다세대(빌라)는 처음부터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140%를 주택가격으로 봅니다. 여기에 90%를 곱하면 공시가격의 126%가 됩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공시가격 126% 룰'입니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1억8천만원인 빌라를 보겠습니다.
- 주택가격: 1억8천만원 × 140% = 2억5,200만원
- 보증한도: 2억5,200만원 × 90% = 2억2,680만원
- 전세보증금 2억2천만원(선순위채권 없음): 가입 가능
- 전세보증금 2억3천만원: 한도 초과로 가입 불가
근저당이 있으면 그만큼 한도가 줄어듭니다. 계약 전에 공시가격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공시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서 누구나 조회할 수 있습니다.
4. 전세보증보험 보증료 계산법과 보증금별 표
보증료는 아래 공식으로 계산합니다.
보증료 = 보증금액 × 보증료율 × 전세계약일수 ÷ 365
보증료율은 보증금 구간, 주택 유형(아파트·기타), 부채비율에 따라 연 0.097~0.211%입니다. 부채비율은 (선순위채권 + 전세보증금) ÷ 주택가액으로 계산합니다. 보증금이 크고, 빚이 많은 집일수록 요율이 올라갑니다.
2년 계약 기준으로 계산한 예상 보증료입니다. 할인·할증 전 금액이며, 실제 금액은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전세보증금 | 아파트(부채비율 70% 이하) | 아파트(80% 초과) | 빌라 등 기타(80% 초과) |
|---|---|---|---|
| 1억원 | 약 19만4천원 (0.097%) | 약 27만4천원 (0.137%) | 약 34만4천원 (0.172%) |
| 2억원 | 약 40만8천원 (0.102%) | 약 58만4천원 (0.146%) | 약 73만6천원 (0.184%) |
| 3억원 | 약 64만2천원 (0.107%) | 약 92만4천원 (0.154%) | 약 118만2천원 (0.197%) |
| 5억원 | 약 107만원 (0.107%) | 약 154만원 (0.154%) | 약 197만원 (0.197%) |
| 7억원 | 약 158만2천원 (0.113%) | 약 229만6천원 (0.164%) | 약 295만4천원 (0.211%) |
앞의 빌라 예시(보증금 2억2천만원, 부채비율 80% 초과)라면 요율은 연 0.197%입니다. 2년 보증료는 약 86만7천원입니다. 신혼부부 할인 40%를 받으면 약 52만원으로 줄어듭니다.
할인 제도도 꼭 확인하세요. HUG 안내에 따르면 부부 합산 연소득 5천만원 이하, 한부모가구, 1인 고령가구는 60% 할인을 받습니다. 신혼부부, 다자녀, 장애인가구 등은 40% 할인이며, 중복 적용은 안 됩니다. 부동산 전자계약으로 계약했다면 3%가 추가로 할인됩니다.
반대로 선순위채권이 주택가액의 50%를 넘으면 보증료가 10% 할증됩니다. HUG 안내에는 보증료가 연말정산 세액공제 대상(보증금 3억원 이내)이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5. 가입 시기와 신청 방법(HUG·은행·앱)
신청 기한은 신규 계약이면 잔금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부터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입니다. 2년 계약이라면 대략 1년 안에 가입해야 합니다. 갱신 계약도 갱신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입니다.
다만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직후에 가입하는 편이 가장 안전합니다. 가입 전에 등기부에 압류가 들어오면 그때부터는 가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청 경로는 세 가지입니다.
- HUG 지사 또는 위탁은행 방문: 신한, 국민, 우리, 하나, IBK기업, NH농협, 광주, 경남, 수협, iM뱅크, 부산은행
- 은행·간편결제 앱: 우리은행·국민은행 앱,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 HUG 안심전세앱: 공사 모바일 보증 신청
준비 서류는 확정일자를 받은 전세계약서, 주민등록등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전입세대확인서 등입니다. 보증금을 냈다는 증빙(계좌이체 확인증 등)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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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
HUG 안내에 나온 가입 조건을 뒤집어 보면 거절 사유가 보입니다. 계약 전에 아래 항목을 하나씩 점검하세요.
- 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의 합이 주택가격의 90%를 넘는다
- 선순위채권(근저당 등)이 주택가액의 60%를 넘는다
- 등기부에 경매신청·압류·가압류·가처분·가등기가 있다
- 건물과 토지(대지권)의 소유자가 다르다
-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올라 있다(아파트 제외)
- 근린생활시설 등 주택이 아닌 건물이다
- 다른 세대의 전입 내역이 있다(단독·다가구 제외)
- 계약서에 보증금 반환채권 양도를 금지하는 특약이 있다
- 집주인이 HUG의 보증금지 대상자다
전세대출도 확인해야 합니다. 질권설정이나 채권양도가 된 전세대출을 받았다면 원칙적으로 가입이 어렵습니다. 다만 SGI서울보증의 보증부 전세대출은 예외로 인정됩니다.
2026년 10월 1일부터는 HUG, HF, SGI서울보증이 보증금 미반환 집주인 정보를 공유한다고 보도됐습니다. 한 기관에서 보증이 막힌 집주인은 다른 기관에서도 막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7. HUG·HF·SGI 전세보증보험 비교
전세보증보험은 HUG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SGI서울보증도 비슷한 상품을 판매합니다.
| 구분 |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 HF 전세지킴보증 | SGI 전세금보장신용보험 |
|---|---|---|---|
| 가입 대상 | 누구나(임차인) | HF 전세자금보증 이용자 | 누구나(임차인) |
| 보증금 한도 | 수도권 7억, 그 외 5억 | 수도권 7억, 그 외 5억 | 아파트는 제한 없는 것으로 알려짐 |
| 보증료율(연) | 0.097~0.211% | 0.04~0.18% | 아파트 0.229%, 기타 0.260%로 알려짐 |
| 신청 기한 | 계약기간 1/2 경과 전 | 계약기간 1/2 경과 전 | 계약기간 1/2 경과 전 |
HF 전세지킴보증은 요율이 가장 낮습니다. LTV 70% 이하라면 연 0.04%입니다. 다만 HF 보증으로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만 가입할 수 있고, 주택가격 12억원 이하 조건도 붙습니다.
SGI서울보증은 요율이 가장 높은 편입니다. 대신 고가 아파트 전세처럼 HUG 한도(7억원)를 넘는 경우의 대안으로 꼽힙니다. SGI 요율은 2025년 4월 인상 당시 보도 기준이므로 가입 전에 다시 확인하세요.
8. 10월 30일부터 달라지는 전세보증보험
HUG는 2026년 10월 30일 신청분부터 전세보증 제도를 손봅니다. 보도된 주요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 사전한도심사 도입: 잔금을 치르고 이사하기 전에 주택가격과 집주인 보증금지 여부를 먼저 확인
- 전액 보증: 한도 안에서 일부 금액만 고르던 방식 대신 전세보증금 전액을 보증
- 미성년 집주인: 집주인이 만 19세 미만이면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연대보증 필요
지금까지는 이사 후에야 가입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계약 단계에서 안심전세앱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부 절차는 시행 전후 HUG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9. 계약금 넣기 전 '보증 가능 여부' 확인이 가장 싼 보험
전세보증보험의 보증료는 2억원 아파트 기준 2년에 40만원 남짓입니다. 보증금 전체를 지키는 비용으로는 크지 않습니다.
진짜 비용은 가입이 안 되는 집을 계약했을 때 생깁니다. 계약 전에 공시가격과 시세, 등기부 근저당부터 확인하세요. 보증금이 주택가격의 90% 안에 들어오는지 계산해 보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집을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습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바로 가입하세요. 가입이 늦어질수록 그 사이 생길 수 있는 압류·근저당 위험에 그대로 노출됩니다.